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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목적의 차이

 

woodland animals
woodland animals by merwing✿little dea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목적의 차이

 

 

 

 

일본 나가사키 현의 변두리 조그만 마을에 가라테 고수가 있었다. 제자들 가운데는 해마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 벌어지는 대회가 있을 때마다 도장 대표로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는 수련생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키로였고 장차 도장을 이어받을 인물이었다.

 

어느 날 키로는 인근 마을에서 벌어진 축제 기간에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경쟁자를 하나씩 물리치며 결승을 향해 나아가던 중 키로는 키가 작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상대와 마주했다. 같은 마을 사람이었다. 키로는 자신의 기술이 훨씬 뛰어나 쉽게 이길 것이라 짐작했다. 그 자신감 그대로 키로는 상대방을 단판에 이겼다. 그리고 남은 경기들도 죄다 이겨 우승했다.

 

그날 밤 우승을 축하하고 있을 때였다. 대로 한복판에서 커다란 소동이 벌어졌다. 키로가 내다보니 낮에 그와 대련했던 긴 머리 사내가 조그만 돼지를 부여잡고 도망치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그를 쫓으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키로는 급히 앞을 가로막고 그에게 돼지를 포기하라고 말했다. 도둑은 채찍처럼 앞차기를 날렸고 키로는 이를 막았다. 도둑은 다시 절반쯤 돌아 옆차기를 시도했고 미처 대비하지 못한 키로는 뒤로 나동그라졌다. 긴 머리 사내는 그 사이를 틈타 재빨리 도망치고 말았다.

 

키로는 멍하니 서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추스러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불과 얼마 전에 제가 그를 쓰러뜨렸는데, 어떻게 그에게 당할 수가 있는 건가요? 게다가 그는 도망치는 몸에다 팔에 돼지까지 안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키로야, 무술가로서의 네 자질을 의심하지 마라. 대신 네게 옛이야기를 하나 해주마. 아마도 그것이 방금 네가 경험했던 일을 충분히 설명해 줄 것이다."

 

스승은 토끼를  쫓던 여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선승이 제자와 함께 걷고 있는데, 여우가 토끼를 쫓는 모습을 본 제자가 이렇게 물었단다."

 

"둘 중에 누가 이길까요?"

"옛말에 따르자면 토끼란다."

제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반문했다.

"하지만 여우가 훨씬 빠르잖아요."

"그래도 토끼는 도망칠 수 있을 거란다."

선승이 고집했다.

"왜 그렇게 확신하시죠?"

"왜냐하면 여우는 저녁거리를 위해 뛰고 있지만, 토끼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뛰고 있기 때문이지."

 

키로는 이 우화를 통해 스승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고, 왜 그가 도둑을 멈출 수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발췌 : 앞서가는소수/ 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 자기계발 - 시삽메일

참고도서 : 무도의 전설과 신화(피터 루이스, 황금가지)

 


무도의 전설과 신화

저자
피터 루이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2-12-31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이 책에는 인간이 무술을 만든 경위와 무도가들이 활동하면서 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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