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썩은 동아줄과 믿음

standing still
standing still by Darwin Bell 저작자 표시비영리
 






썩은 동아줄과 믿음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리고 그곳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다면?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 부자나 가난한 사람, 남자나 여자 누구나 말이다.


예를 들어 그곳에 갈 수 있는 길이 서울 시청 앞 광장 중앙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광장 중앙에 까마득한 하늘로부터 5층 건물 높이 위까지 길게 늘어뜨려진 동아줄이 있다. 그 줄만 잡고 매달려 있으면 줄이 자동으로 하늘로 올라가 누구나 쉽게 그곳에 이를수 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그 동아줄 옆에는 시청에서 시민들이 그 줄을 잡을 수 있도록 5층 높이의 건출물도 만들어 놓았다. 이 동아줄이 있는 곳은 어떤 통제나 장벽도 없다.


다만 문제라면 동아줄이 한눈에 보기에도 다 낡아서 툭 치면 끊어질 것 같고, 그 밧줄 바로 아래에는 뾰족뾰족한 창들이 허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밧줄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건축물의 발판 앞쪽에는 이런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한결같은 믿음이 당신을 들어 올린다"


비록 썩은 동아줄이지만 그 줄을 잡은 사람이 '저 밧줄이 나를 안전하게 내가 꿈꾸는 세계로 데려갈 것이다.'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는 순간 어떤 쇠사슬보다도 강해진다. 물론 목적지에 도착하는 동안 한 순간의 의심도 없이 그 믿음을 유지해야 한다. 올라가다가 중간에 '과연 안 끊어지고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과연 내가 꿈꾸는 세계가 있을까? 끊어지면 어떻하지!' 등의 의심이나 회의가 드는 순간 동아줄은 끊어지고 사람들은 추락한다.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광장에 있는 동아줄 아래로 모인다. 그 중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동아줄에 도전한다. 그리고 끝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한 사람은 그 중에서도 또 극히 소수의 사람이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야기 속에서는 썩은 동아줄을 잡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올라가다 추락하고, 다시 올라가다 추락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인생을 마치게 된다.



오늘날 발달된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인해서 인생의 비밀, 성공의 비밀은 널리 일반화 되고 상식화 되고 있다. 이를테면 사람은 누구나 무한능력의 존재이며, 무한 가능성의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수긍한다.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장애들을 극복하고 찬란한 성취를 이뤄낸 많은 이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그러면 성취를 해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믿음'의 차이점이다. 성취를 해낸 사람은 자신의 무한 능력과 가능성이 내려준 썩은 동아줄에 매달려서 스스로의 가능성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믿음이 흔들려 번번이 추락한 사람일뿐이다. 탁월한 재능이나 능력도 썩은 동아줄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믿음만이 썩은 동아줄을 쇠심줄로 바꾸는 것이다.






발췌: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
글: 권순석(행복한 인생 발행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생 펠리컨  (16) 2009.11.20
시나이 반도의 협상  (4) 2009.11.18
마쓰시다 회장의 줄 서기  (8) 2009.11.13
감옥과 승려‏  (5) 2009.11.11
무사와 농부  (10)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