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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삐딱하면 풀린다.


Morning Flight by ronsho ©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삐딱하면 풀린다.

 

 

런던에서 80킬로미터 남쪽으로 내려가면 '브라이튼'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런던에서 이 마을로 오는 길이 클래식 자동차 레이스로 북적입니다. 그런데 빠른 차가 우승하는 게 아닙니다. 제일 늦은 차가 우승합니다. 물론 중간에 쉬거나 멈춰서는 안됩니다.
혼자 소이치로는 이 레이스를 무엇보다 좋아했습니다. 그는 셜록 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처럼 매년 독특한 고전 의상을 차려입고 출전했습니다. 그는 20대 시절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이 직접 만든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닌 괴짜였습니다.
혼다 소이치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자전거에 소형 엔진을 부착한, 즉 지금의 오토바이를 만들어내면서 나중에는 세계 최정상의 오토바이 제조 회사인 혼다 오토바이를 키워낸 저력 있는 사람입니다. 그 후 저공해 CVCC엔진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자동차 제조사로서도 한발 우뚝 섰지요.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반드시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노동자들의 파업에 시달렸는데, 혼다자동차만큼은 한 번도 노동자 파업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마 다음의 에피소드가 그 이유를 적절히 나타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은 공장을 순회하고 있는데 그를 잘 모르는 젊은 사원이 그를 보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어이, 아저씨!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다가 넘어져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래요?"
그 후 생산직 사원들의 바지 주머니는 모두 제거되었다고 합니다.

혼다 소이치로는 부드럽고 강한 측면을 골고루 사용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그가 사원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차갑게 식은 식사가 나왔습니다. 그는 주방장을 불러 이 따위 식사를 먹이면 우리 사원이 과연 일을 잘할 수 있겠냐고,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혼다는 남들과 똑같은 시선을 갖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가령, '사장은 특별히 잘난 자리가 아니다. 명령체계를 확실히 해두기 위한 기호에 불과하다.' 하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사물의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관찰하는 자세, 즉 변화라는 느낌을 중시했지요.


'도전해서 실패함을 두려워 말라.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두려워하라.'

'내가 손댄 사업 중 99%는 실패였다. 1%의 성공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사람에게는 실패할 권리가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반성이라는 의무가 따라붙는다.'

모두 그의 경영철학이자, 후세의 사람들이 명언으로 간직하는 주옥같은 말입니다.
그는 말년에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신제품 개발에서 손을 뗐지만, 젊은 사원들이 뭘 연구하는지는 수시로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나도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참 기분이 좋다. 내 나이 들어서 알 정도의 연구를 하는 젊은이들은 어찌 보면 멍청하다. 내가 모르는 일을 연구해주는 젊은이들을 볼 때 난 가장 행복하다."

혼다는 자기가 지독히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서 성공했던 장본인입니다. 그에게는 일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 자체였습니다. 어떤 기회에 그가 지인들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망망대해에 한가롭게 떠 있는 낭만적인 배여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배 안에서도 꼭 지켜야 할 규칙이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옷을 바꿔 입어야 했습니다. 그저 트레이닝 복장으로 하루 종일 뒹구는게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는 스포츠 셔츠 따위로 캐주얼하게 입습니다. 점심에는 정장에 비슷하게 입거나 아침에 입는 복장에 준합니다. 저녁에는 정장이라야 합니다. 남자는 슈트에 넥타이 차림, 여자는 원피스 차림에 액세서리를 곁들여야 합니다. 파티라도 열리면 보다 까다로운 정장 차림이 요구됩니다.
듣기만 해도 뭔가 귀찮아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바다까지 나가서 배 여행을 하는데 그렇게 격식을 갖추면서 몸과 마음을 풀어놓지 못하는지 자못 궁금해지도 합니다. 그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일주간 동안 그 까다롭고 귀찮은 규칙에 동참하다보니,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매번 옷을 갈아입는게 정신 위생상 좋다는 걸 말이지요. 사람은 너무 풀어놓으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된다고 합니다. 약간의 긴장감이 오히려 재미를 증폭시킬 수 있지요.

혼다는 스트레스를 색다르게 정의합니다.
Streess : S-sports / T-travel / R-recreation / E-eat / S-sleep / S-smile

즉, 운동하고 여행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자는 뜻입니다. 인생의 단맛을 내는 행복 소스가 고스란히 담겨있지 않습니까.



일본의 유명한 화장품 메이커인 시세이도가 사회봉사활동의 일환으로 한 양로원에서 치매노인을 상대로 메이크업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들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훨씬 좋아졌다고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관점을 벗어나 삐딱하게 봤으니 효과적이지요.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는 하늘에 던져진 종이비행기처럼 마구잡이로 떠돌아다닌다고 해방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변화는 스스로 일으키는 화학작용입니다. 변화는 모르고 있던 새로움을 문득 안겨주는 선물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길에는 변화라는 지도만 갖고 가면 됩니다. 변화는 우리의 잠재능력을 한층 북돋워주는 거름 같은 존재입니다.
스트레스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가 없을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이기도 합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그 일이 내게 맞지 않거나, 아니면 방법이 잘못 되었을 겁니다.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고민, 갈등은 사물을 삐딱하게 보는데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굳어진 우리의 일상이 스트레스의 주범일 수도 있지요.
편안하기만 하다고 걱정이나 우울함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편안함보다는 즐거움을 추구해야 오래가고 행복하지요.

 


발췌: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이성식)
글: 오세웅
출처: 행복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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