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2009.12.04 09:25


Peace by from eye to pixel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삶의 속도를 늦추어 보세요!


 

언제부턴가 세상에는 속도 숭배자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멀리 나아가려는 욕구가 사람들을 지배해왔다. 사람들은 삶을 마치 올림픽 종목의 하나처럼 생각하고, 더 빠르게 전진하는 것만을 연구했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 그 빠르기에 반발하고, 오히려 느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이 너무 빨리 달리기 때문에 오히려 삶의 행복을 놓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빠른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듯하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다소 위험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쾌감이 강해진다. 그 엄청난 속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문득 순간 존재가 가벼워지고 즐거워진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런 격렬한 스포츠와는 다르다. 스포츠는  즐기려 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일상은 주로 먹고살기 위한 것이다. 그런 일에 엄청난 속도를 내다가는 삶의 쾌감은 커녕 과로로 쓰러지기 십상이다.
속도를 내면 낼수록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물도 분명히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물물교환에 필요한 빳빳한 종이들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행복이다. 물론 사람들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자신이 벌어들인 부의 크기만큼 행복해질까? 게다가 경제활동에 매진하는 사이 우리가 잃게 될 것들도 많지 않을까?



 


Focault-pendel by Camilla Hoel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느린 삶을 추구하는 시간감속협회
'연못을 말려 고기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가장 빨리 고기를 많이 잡는 방법이다. 속도 숭배자들에게 더 없이 적합한 방법이다. 하지만 한번 잡고 나면 거기에서는 더 이상 고기를 잡을 수 없다. 육체를 혹사하면서 일하는 것도 그렇다.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내는 것 같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1997년 미국은 일본을 밀어내고 노동시간이 가장 긴 산업 국가가 되었다. 영국인들은 대다수 유렵인들보다 오래 일하지만, 유럽에서 시간당 생산성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반면 일 많이 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지금 젊은이들은 고정 직장보다, 자유롭게 일하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더 선호하고 있다.
2002년에 일본 후쿠오카의 규슈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한 주에 60시간 일한 사람이 40시간 일한 사람보다 심장 마비에 걸릴 위험이 두 배나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 주에 2번 이상 밤에 잠을 5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그 위험이 세 배다. 업무의 과속은 이처럼 위험하다.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시에는 시간감속협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 협회는 '느리게 살기 운동'의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도시에서 과속을 단속한다. 이 과속이란 우리가 보통 아는 과속과는 다르다. 38초 안에 50m를 나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사람이 발견되면 한쪽으로 데려가서는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를 묻는다. 그리고 벌로 다루기 힘든 거북이를 몰고 50m를 가게 한다. 과속자들은 기꺼이 이 벌을 받으며 보다 느리게 사르는 삶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이탈리아에는 국제 슬로푸트협회가 있다. 이 단체가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땅에 사는 즐거움을 수호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지나치게 빠른 속도에 반대하는 한 가지 방법 중 하나이다. 우리의 행동은 식탁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맛을 음미하는 시간을 되찾는 것부터 ..."
세상에는 점점 더, 느리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듯하다. '나무늘보 클럽','오랜 지금 재단'등 여러 단체들이 저마다 느리게 사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은 인스턴트 푸드보다는 슬로 푸드를, 쉴 새없는 업무보다는 여유 있게 일하는 즐거움을, 바쁜 일상보다는 행복을 가져오는 휴식을, 아이를 천재로 만드는 교육보다는 아이다운 속도로 기르는 교육을 선택하자고 제안한다. 이들은 결코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Pathetic by End of Level Boss 저작자 표시비영리


빠른 머리를 몸은 따라잡기 어렵다.
이 사회에서 '느리다'는 말과 '게으르다'는 말은 둘다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느린 것과 게으른 것은 조금 다르다. 느린 것은 적극성을 띄지만 그렇지 못해서 게으른 것은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빠름'의 반대편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빠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두 단어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느린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더 이상 '넌 참 빠르구나'하는 칭찬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며, '어쩌면 넌 이렇게 느리니!'하는 말에 상처받지도 않는다. 그들은 저마다 고유의 속도를 발견하고 있으며, 그것은 누가 늦다, 빠르다 하고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토끼는 빠르고 거북이는 느리다 하는 것은 인간들의 자의적인 판단일 뿐이지, 정작 토끼와 거북이는 그런 판단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 아마 토끼와 거북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재들, 지금 우리 더러 뭐라고 하는 거니? 빠른 건 뭐고, 느린 건 뭐라니?"
사실상 빠른 건 우리 머리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거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말을 타고 가는 인디언이 잠시 말을 멈추고 뒤따라오는 영혼을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 속도를 조금 늦출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머리가 너무 앞서 가 있고, 몸이 한참 뒤에 따라오는 형국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해야 할 것, 맞추어야 할 시간, 벌어야 할 돈 등 너무 계획을 많이 세워놓고 있지만, 우리의 몸은 그것 다 해낼 수 없다. 머리는 그걸 다 해내야 행복해진다고 주장하지만, 몸은 그걸 해내느라 너무 피곤하다. 몸이 피곤하면 머리 역시 행복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머리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원하는 만족감, 삶의 행복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더 빨리 달릴수록 우리는 시간에 속박되기 쉽다. 시간을 앞서고자 할수록 시간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나가기 때문이다. 시간을 지배하려 하지 말고 저 갈 길을 가도록 내버려둔다면, 어느덧 시간은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시간더러 당신에게 맞추게 하라. 당신이 시간에 맞추지 말고. 원래 그게 맞는 것인데, 언제부턴가 주객이 전도되어 왔다.




Kitchen Symphony by puck90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시간을 따라가지 말고 원하는 시간에 하라.

우리가 삶의 속도를 높이려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너무나 쓸데없는 일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쓸데없이 긴 회의, 초대하지 않은 손님과의 만남, 늘 연락이 가능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각종 모임과 회식, 아이들 교육에 매달리기, 배우자와의 감정싸움 등. 뒤로 제쳐 두거나 아예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삶을 소모하고 있다.
우리가 삶의 자전거 페달을 한껏 밟고 있을 때, 진짜 삶은 저 뒤에서 우리를 따라오려고 애쓴다. 더 빨리 달려 나갈수록 삶은 더 멀어진다. 앞에는 '빠른 속도가 약속하는 행복'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약속일 뿐,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다. 얼마나 속도를 내어 얼마나 멀리 가야 이루어지는 약속인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동안 삶은 우리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간다.
우리가 뭘 하고 싶을 때, 그 일을 한다면 우리는 시간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반대로 정해진 시간에 뭘 해야 한다면, 우리는 시간에 속박되어 있는 것이다. 시간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요란한 자전거 페달 소리만 들려올 뿐.
어떻게든 자전거 페달을 더 빨리 밟으려고 애쓰는 동안 우리는 삶의 여유로운 풍경을 놓친다. 어딘가 있을 그 무엇을 향해 더 빨리 나아가려 애쓸 뿐, 우리를 둘러싼 넉넉한 아름다움을 음미할 여유를 누리지 못한다.
노령화 사회도 삶의 속도와 관계가 있다. 노령화 사회라고 해서 사람들이 더 빨리 늙는다는 뜻은 아니다. 노인이 많아진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신생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현상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몹시 힘들다고 느끼게 한 사회가 그 뒤에 자리하고 있다. 노령화 사회가 되는 현상은 속도감으로 인해 삶의 넉넉함을 잃어버린 사회가 앓는 하나의 질병인지도 모른다. 사실 아이를 가지지 않는 것이 삶의 속도를 내는 데 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속도감만 우선한 결과는 모두가 생각하듯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Me & Somayeh - Inside the Road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느린 삶을 막는 장벽, 두려움
삶에서 과속하던 사람이 느리게 살려고 하면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자전거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이유는 멈추지 않고 달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삶의 자전거도 멈추면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수입이 줄어들지 모르고 그러면 경제적으로 쪼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수입이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수입이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삶에서 느끼는 만족감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수입 수준과 어느 정도는 일치하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급격히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지금 당신이 타고 있는 자전거는 당신이 깊이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어딘가로 움직여야 한다. 그리하여 자전거가 궁극적으로 당신을 이끈 곳에서 당신이 만족을 느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뿐 아니라 자전거 페달을 밟는 당신에게는 지금 여기에서 누릴 여유를 많이 잃어버리고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자전거를 멈추고 페달에서 발을 떼는 용기다. 그것은 삶의 정체 혹은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가 잠시 중심을 잃고 멈추어 서겠지만, 그곳에서 당신은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사람들과 진정으로 교감할 여유를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을 때, 당신은 정말 당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확신에 찬 페달을 밟게 딘다. 느린 속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어쩌면 그곳에 보다 큰 경제적인 풍요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변호사는 고객을 많이 상대하기 위해 한 고객 당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고객의 진정한 요구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느리게 사는 삶에 동참하여, 한 고객에서 10분을 할애하던 것을 2시간으로 늘이자, 보다 깊이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더 깊은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빨리 달려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건 무리일 거라고 몸과 마음이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삶의 속도가 적당하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과속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삶의 속도를 늦추는 건 두려움을 동반한다. 더 빠른 속도는 더 많은 성취를 약속하는듯 보이며, 느린 것은 '상실'을 의미하는 듯 보이기 대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오랫동안 '빠른 삶'을 살아왔다. 그 결과의 모습이 현재의 우리 자신이다. 이 상태가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그냥 이렇게 살면 된다.
만약 만족스럽지 않다면,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첫째는 최선을 다해 더 빨리 달려보는 것이다. 그다지 바람직스럽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지쳐서 지절로 속도가 크게 늦추어질 것이다. 물론 심신의 피곤을 동반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느린 삶의 가치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둘재 선택은, 지금보다 느리게 사는 것이다. 지금 가진 것에 대한 상실의 위험을 감수한 채로 한번 살아보는 것이다. 설사 아무도 당신처럼 느리게 사는 삶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한번 과감히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다. 예전에 당신이 해보고 싶었지만, 자전거 페달을 빨리 밟는 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어쩌면 거기에 고급 승요차와 큰집도 주지 못했던 만족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발췌 :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이성식)
:  이원호

참고도서 : 느린 것이 아름답다(칼 오너리, 대신출판사)

느린 것이 아름답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칼 오너리 (대산출판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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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복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