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sa Alam resort by Andrea Costa Photography |
이름이 정말 운명을 만들까
1958년, 뉴욕에 사는 로버트 레인이라는 사람이 아들을 얻었습니다. 이 사람은 아기에게 '위너'(승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3년 후에 또 다른 아들이 태어나자 이번에는 '루저'(패자)라고 지었습니다. 이름이 과연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실험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걸가요. 만약 이름이 지닌 뜻에 큰 영향력이 있다면 이 두 아들의 삶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로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중 한 명은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간 후 졸업해서 뉴욕시 경찰이 되었고 다른 한 명은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매우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름의 뜻과는 반대로 이들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 경찰이 된 아들은 루저였고 또 다른 아들 위너는 절도와 주거침입, 가정폭력으로 서른 번도 넘게 체포되었습니다. 심지어 경찰 동료들은 루저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루'라는 이름을 새로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자신의 책 <괴짜경제학>에서 부자들과 빈자들의 이름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과연 부유한 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이름에는 각각 자주 나타나는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레빗이 좀 더 연구해보니, 이름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발견하게 됩니다. 부자들은 이름을 지을 때 이미 부자인 사람들의 이름들을 참고하여 이름을 짓고, 빈자들은 그 반대로 이름을 지었던 것입니다. 또한 부자가 되려는 소망에 빈자들이 부자들 이름을 따르게 되면 기존의 부자들은 새로운 부자의 이름을 찾아 나섰습니다. 즉 이름에 어떤 유행이 존재하는 것이었지 이름 자체가 운명을 이끈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전자의 영향력은 어떨까요? 어떤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알코올 중독자 밑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감옥에도 여러 번 들락거렸습니다. 형제가 컸을 때, 하나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어 알코올 문제를 겪었고 역시나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다른 형제는 변호사로 성공하여 재산도 상당히 모았습니다. 누군가 이 두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재의 당신이 된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서로 상반된 삶을 꾸려온 두 사람의 대답은 놀랍게도 같았습니다. "아버지를 보고 배웠습니다." 다만 배운 것을 적용하는 방법에 큰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생각건대 이름이나 유전자보다는 인성이 훨씬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 사회도 전통적으로 이름에 큰 의미를 부여해 왔습니다. 이름이 운명에 큰 작용을 한다고 믿는 사람도 제법 많을 듯합니다. 이름으로 사주풀이를 할 정도니까요. 평생 수도 없이 불리게 될 이름이 무의미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이름에 담김 의미를 따지느라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인성을 도외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의미한 짓이 아닐까 합니다.
발췌 :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
글: 김승일 (khansaid77@gmail.com)
출처 : 행복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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