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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다리에 난 구멍

Iris pond and Eight briges
Iris pond and Eight briges by aut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다리에 난 구멍






어느 강 양쪽 강변에 작은 도시 두 개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 두 도시는 강 위를  지나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어느 날 다리에 구멍이 하나 생겼다. 그러나 두 도시 모두 자기 일이 아니라며 구멍을 매우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곳을 지나던 거지가 구멍에 빠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양쪽 도시 사람들은 그가 오른쪽 강변에서 왼쪽으로 가던 중에 다쳤는지, 아니면 왼쪽 강변에서 오른쪽으로 가던 중에 다쳤는지부터 알고 싶어 했다. 그것을 알아야 사고의 책임이 어느 도시에 있는지 가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지는 그날 저녁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얼마 후, 어느 여행객의 마차가 다리를 지나다가 구멍에 빠지는 바람에 마차 바퀴의 축이 부러졌다. 여행객은 두 도시를 모두 지나왔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가려 했다고 볼 수 없어서, 양쪽 강변 사람들은 그 사고에 대해 자기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화가 난 여행객은 마차에서 내려 왜 구멍을 막아놓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정을 전해들은 그는 큰 소리로 자기 뜻을 알렸다.


"내가 이 구멍을 사겠습니다. 누가 주인입니까?"


양쪽 강변 사람들은 동시에 서로 자기가 주인이라고 우겼다.


"이쪽 도시입니까. 저쪽 도시입니까? 이 구멍의 주인이라고 하는 쪽에서 그것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란 말이오?"


양쪽 강변의 대표자들이 동시에 물었다.


"그거야 간단하지요. 이 구멍을 소유한 측이 구멍을 보수할 권리도 갖고 있겠지요. 그러니 다리를 보수한 측에 돈을 주고 이 구멍을 사겠습니다."

 


양쪽 강변 사람들이 서로 일하려고 서두르는 동안 여행객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바퀴 축을 갈아 끼웠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다리를 보수하고는 구멍을 메우는 데 든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무슨 구멍 말입니까?"


여행객이 의아한 듯 물었더.


"구멍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데요. 아까부터 큰돈을 내고 구멍을 사려고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구멍 같은 것은 없지 않습니까? 혹시 지금 나를 놀리는 겁니까?"


그런 다음 그는 마차에 올라타고 그곳을 떠났다.

 






발췌: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

참고도서: 초보자의 삶(스와보미르 므로제크, 하늘고래)

초보자의 삶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스와보미르므로제크 / 카발,유혜자역
출판 : 하늘고래 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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