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needs gold chains? by Erik J. Gustafson |
신뢰의 끈이 끊어진다면!
지난 10년 사이에 디지털카메라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화질이라고 해봐야 고작 30만 화소에 불과했는데요. 지금은 기본이 1000만 화소가 넘고 휴대전화에 탑재된 카메라도 그 정도가 됩니다. 80년 대만 해도 카메라가 집안에서 꽤 값나가는 물건 중 하나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름 욕심을 내서 비싼 카메라를 고른다면 사진의 결과물에 대해 관심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값나가는 좋은 카메라를 보면, 그 카메라의 존재 이유가 그 성능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따금씩 카메라 끈을 주목하게 됩니다. 만약 저 끈이 어떤 이유로 풀어지거나 끊어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우려죠.
물론 카메라 끈이 끊어져서 카메라가 망가졌다거나 못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카메라를 살 때 카메라 끈이 얼마나 튼튼한지 눈여겨보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튼튼하리가 믿으니까요. 카메라를 사는 사람들에게 카메라 끈 때문에 카메라가 망가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은 카메라 구매행위의 가장 밑바닥에 깔린 신뢰하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작동이 안 될 수는 있을지언정 카메라 끈은 결코 끊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죠.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도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신뢰의 바닥이 튼튼해야만 그 사회가 멀쩡하게 존립할 수 있으며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도덕, 최소한의 양심이 흔들린다면 그 사회는 미래로 나아가지 어렵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뭔가를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혹시 카메라 끈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다면 제대로 작품을 찍을 수 있겠습니까? 끈에 조금 힘이 가해졌을 때,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면, 우리는 너무나 조심스러워진 나머지 자유롭게 카메라를 다룰 수 없을 것 입니다.
사람 사이의 신뢰는 우리에게 같은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도 해낼 수 있게 해줍니다. 내가 저 사람의 뒤를 지켜주듯 그 역시 내가 못 보는 부분을 돌봐준다는 확고한 믿음이 그 밑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신뢰는 목숨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데, 일상에서도 그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또한 신뢰가 없는 것보다 안 좋은 것은, 신뢰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 착각은 필경 카메라를 망가뜨리고 인관관계를 무너뜨리고 말 것입니다. 이처럼 신뢰란 우리가 디디고 있는 땅바닥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발췌 : 앞서가는소수/IT,기획,전략,조직관리,역량,리더쉽,CMM,PM,CRM,CIO - 시삽메일
글 : 김승일 (khansaid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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