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2009.03.20 12:17

 

 아파치족의 족장 제로니모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부근에 살던 백인들을 공포에 떨게 한 이름이자 양국 국경을 지키는 군사들에게는 죽음을 떠올리게 한 이름이었다. 그는 겨우 열아홉 명을 데리고 가 5천 명이 넘는 미군에게 치명적인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본명은 '하품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고야클라였는데, 전투에 나설 때마다 인디언의 수호성인인 '제로니모'를 외치며 도움을 청하곤 하여 제로니모로 일컫게 되었다.

 

첫째, 설득할 수 없다면 리더가 아니다

제로니모는 듣는 사람의 열정을 자극하여 자신의 뜻을 따르도록 하는 데에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하누스에서 멕시코인들의 배신으로 학살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도 연사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세 부족을 설득하여, 죽은 사람들과 붙잡혀 간 동료의 복수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앞서 제로니모는 미리 각 부족이 사는 지역까지 방문해 전쟁 평의회를 열어 모든 전사를 앞에 두고 연설했다. 연설은 가는 곳마다 성공을 거두었다. 마침내 제로니모는 복수전을 펼칠 곳으로 점찍어 둔 멕시코 소노라 주의 아리즈페까지 전 부족을 이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총공격을 펼치기 전날 각 부족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전쟁을 이끌 전시 족장을 뽑게 되었는데, 제로니모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부족 대표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었고, 전사들의 총지휘자로 나설 수 있었다.

 

둘째, 상대방의 예측에 반기를 들어라

제로니모는 미국군과 멕시코군이 자신의 위치를 추적하여 직접 공격을 하든지 암살자를 숨겨놓든지 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탐색을 피하고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결코 같은 길을 두 번 넘게 지나치지 않았다. 또, 흔적을 남겨 추적을 허용할 만한 규모의 병력을 이동하지도 않았다. 적이 제로니모의 행로를 분석해 앞으로 되풀이할 것이 예상되는 행동 패턴을 찾거나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을 막고자 함이었다.

약탈을 감행할 때에도 습격 목표와 이주민 거주지를 자주 바꾸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국군과 멕시코군은 기습 가능 지역과 이동 경로 예측에 늘 실패했다. 덕분에 제로니모는 자주 벌이곤 했던 약탈전의 효과를 거의 완벽하게 지속할 수 있었다.

 

셋째, 리더는 언제나 한 발짝 앞에 서야 한다

제로니모가 유명해진 것은, 아리즈페에서 아내와 어머니와 자식을 살해한 자들에게 철저하게 보복한 다음부터다. 아리즈페에서 용맹스럽게 싸운 덕분에 제로니모라는 호칭을 적에게서 얻게 된 것이다. 당시 그는 전투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이여, 내가 그들 마을까지 앞장설 테니 함께 그들 심장부로 들어가자. 나는 지금 너희에게, 멕시코인이 저지른 잘못을 벌하도록 나를 따르라고 요청한다. 함께 가겠는가? 옳은 일이라면 너희 모두 나를 따르리라고 믿는다.'

그는 늘 몸소 전투에 참가했고, 전쟁터에선 절대로 뒤로 물러서거나 지휘관의 권위에만 묻혀 있지 않았다. 인디언 마을 깊숙한 곳에서 전투를 끝내고 돌아오는 전사들을 기다리는 것은 결코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전쟁 리더였다. 제로니모는 부하 아파치들 틈에서 함께 싸웠으며,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동료더러 먼저 나가 싸우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넷째, 버티고 견디는 사람이 마침내 승리한다

제로니모가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끈기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남들이라면 포기로 이어졌을 큰 실패를 겪어도 끝까지 버티어 기어이 성공을 이끌어냈다. 실제로도 그는 초기에 적지 않은 실패를 맛보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덕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아파치족 전시 족장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자기보다 우세한 적의 공격을 받으면 곧 산으로 대피했다가 몇 차례고 내려와 적의 약점을 알아내 그 부분만 집중해서 공격하곤 했다. 그는 한 번 붙으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와도 같았다. 미국군이나 멕시코군처럼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진 못하더라도, 그들 주변에 붙어 지내며 끝까지 괴롭히는 능력은 뛰어났다. 이런 끈기 덕분에, 수십 배나 되는 병력과 뛰어난 무기를 지닌 적군에 맞서서도 계속 전투를 벌일 수 있었다.

 

다섯째, 창조적 전략이 승리를 불러온다

제로니모는 아파치족 전시 족장 가운데 가장 창조적인 전략을 쓴 지휘관으로 유명했다. 대표적인 것은, 이주민 군대가 추적해 올 때 쓴 방법이었다. 그는 가짜 야영지를 짓고 모닥불을 피워 놓고서 그곳에 쓸모 없는 말을 몇 마리 묶어 두는 기지를 발휘했다. 피어오른 연기를 따라 가짜 야영지에 도착한 이주민 군대는, 인디언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생각해, 인디언들이 올 때까지 숨어서 기다렸다. 제로니모와 전사들은 그 틈을 타 어둠 속으로 더 멀리 달아날 수 있었다.

 

여섯째,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추종자를 만든다

제로니모는 늘 자신감에 넘쳤다. 어떤 전투에서나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가 참가한 모든 약탈 전쟁에서 충분한 전리품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적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또, 자신은 전쟁터에서 절대로 다치지 않을 것이고, 어떤 협상이든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믿었다.

 

일곱째, 절대다수에 맞서는 싸움은 피하라

제로니모는 전성기 때 전사 열아홉 명만으로 적군 5천 명에 맞서 별다른 손실 없이 대승을 거둔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의 첫 번째 전투 수칙은, 자기보다 우세한 적에게는 직접 맞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아파치들도 그렇지만, 제로니모도 쓸데없이 목숨을 걸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제로니모는 어릴 때부터, 매사에 신중해야 하며 수적으로나 전투 장비로나 열세를 보이면 일단 피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언제나 제로니모는 확률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클 때까지 기다려 전투를 시작했다. 패배할 확률이 높으면 빨리 몸을 피하거나, 다른 부족과 연합해 우세한 병력을 확보한 다음에야 전투에 나서거나 약탈 전쟁을 펼쳤다. 게다가 아파치족과 이주민 군과의 싸움이 더욱 격렬해진 전쟁 후반기에는, 한 명을 잃어도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제로니모는 더욱 조심했다. 적들은 이와는 반대로 사상자가 생기면 더욱 많은 병사를 채워 넣는 방법을 썼다.

 

여덟째, 언제나 책임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라

용맹성 말고도 제로니모를 두드러지게 한 것은,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다. 한번은 백인들의 물품 수송 열차를 약탈했는데, 그 안에는 인디언의 전통주가 가득 실려 있었다. 아파치 전사들은 인근에 야영지를 마련하고는 술에 취해 쓰러졌다.

그때 술을 조금 마신 제로니모는, 그런 상황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모닥불을 모두 끄고, 술을 쏟아 버리고, 훔친 말을 먼 곳으로 옮겨서, 최대한 자신들이 있는 곳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부상자들을 찾아 다리에 박힌 화살촉을 빼 주고, 어깨에서 창날을 빼 주었다. 그리고 멕시코군에 발각될 것에 대비해 밤새 야영지 근처에서 보초를 섰다. 덕분에 다음날 아침이 되자 모든 아파치 전사는 무사히 전열을 갖추어 인디언 마을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홉째, 자신의 영역에 통달하라

제로니모는 산이나 사막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기술에서 무척 뛰어났다. 미군과 멕시코군은 수많은 병사와 부대와 지휘관이 바뀌는 동안에도 제로니모와 아파치 전사들이 숨은 곳을 찾아내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모두 헛수고에 그쳤다. 미군은 이 미꾸라지 같은 인디언 족장을 잡으려고 때로는 며칠, 때로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식량이 떨어지면 할 수 없이 요새로 돌아가 보충을 받고는 다시 기약 없는 수색 길에 오르곤 했다.

제로니모는 자신의 영토에 대한 철저한 지식이 있었기에 적의 수색을 계속 피해 다니며 적절한 전투태세를 갖출 수 있었다. 야생 활동의 지식 측면에서 적들이 제로니모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수십 년이라는 세월과, 크루크 장군과 같은 뛰어난 리더의 등장이 필요했다.

 

열째, 어떤 순간에도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제로니모가 백인 군대와 치열하게 싸울 때였다. 부족민 전체가 장애물 하나 없이 탁 트인 초원 사이의 협곡에 파 놓은 사격용 참호에 갇히게 되었다. 꽤 많은 여자와 아이가 심각한 상처를 입었지만, 상처를 치료하거나 몸을 숨길 만한 곳은 없었다.

멕시코군은 제로니모와 부하들을 참호에서 끌어내어 사격할 생각으로, 부하들을 시켜 초원의 풀을 모두 태우라고 명령했다. 불은 아파치족이 숨어 있는 참호 쪽으로 번져 갔다. 그때 제로니모는, 멕시코군의 눈을 피해 연기 속을 뚫고 맞은편에 있는 산악지대로 피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끝없이 울어대는 아기들이었다. 아기들 울음소리가 발각되면, 도망에 성공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러면 모두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었다.

잠시 뒤, 제로니모와 몇몇 아파치 남자는 아이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곧바로 아기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 아파치 부족민들은 적군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나씩 참호 밖으로 빠져나갔다. 제로니모와 스물아홉 전사는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쓴 뒤에야 겨우, 특수 훈련을 받은 멕시코 정예군 250명이 지키는 포위망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로서는 최선의 결정이었지만, 이 결정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 참고 도서 : 제로니모에게 배운다(도날드 제롬 필더, 한스미디어)

                     정리_이원호(ejcoss@dreamwiz.com)

 

 

 

Posted by 복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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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더의 완벽한 조건이 될 수 있겠네요 ^^
    저러한 리더가 내 자신이 된다면 정말 좋겠네요 ㅎㅎ 쉽진 않겠지만 말이예요 ^^
    제로니모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삼국지의 무장들이 떠오르네요 ㅎㅎ

    2009.03.20 1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넵^^ 저도 아들녀석에게 내년이나 후년쯤에는 삼국지를 한번 읽게 해볼까 생각중이었는데...저부터 먼저 다시 읽어 봐야 겠네요..^^

      2009.03.20 14:09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