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예고없이(?) 황토방에 갔더니 부모님께서 부재중이셨다...^^
산에 나무하러 가셨거나 이웃집에 마실가셨거나 장날이라면 읍내에 가셨거나 ...
시골이라 대문도 없고 걍 마당에 앉아서 놀며 기다리면 된다...
날씨도 좀 쌀쌀해졌고 고구마도 눈에 띄고(?)해서 아이들과 군고구마를 해먹기로 했다.
황토방 부엌에 있는 숯과 나무 잔가지들과
아이들이 가져온 커다란 장작을 보태서 불을 붙이고
고구마 6개는 직화로 불 속에 딸아이가 좋아하는 흰가래떡은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구웠다..
잘익은 고구마가 노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너무 뜨거워서 자갈위에 올려놓고 식히고 있다
도시같으면 더럽다고 땅바닥에 못내려놓게 하곤 했는데
이상하게 시골은 땅이 질척거려도 더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만의 생각인가??
왠만해선 곁을 주지 않는 우리의 복식이가 고구마 냄새를 맡고 살금살금 오고 있다...
4마리 형제에게 치여서 자랐는지 유난히 눈치를 많이 보고 복돌이와는 달리
사람을 잘 따르지 않는 복식이가 안쓰럽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아 점점 밝게 자랄것을 믿고 있다...
복돌이는 너무 날뛰어서 문젠데...ㅋㅋ
음...뭐냐...
이 구수한 냄새는..
복돌이도 눈을 지그시 감고 군고구마 냄새를 음미하고 있는 듯^^
강아지가 군고구마를 먹을거라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ㅎㅎ
근데 복돌이랑 복식이가 먹고 싶어하는 눈치길래 좀 줘봤더니 아주 맛나게 먹는다...
뜨거운 것을 주었더니 입에 넣었다가 얼른 뱉고는 발로 톡톡쳐서 식힌다음
자신만의 장소(?)로 가서 군고구마를 맛나게 먹고 있다...
누가 보면 갈비라도 뜯는줄 알겄다..ㅋㅋ
우리가 먹으려고 했는데 복식이가 너무 잘 먹어서 ...^^;;
다음번에는 좀더 많이 구워야겠다...
어째 맛을 음미하며 먹는 듯하다^^
아 맛나다...
바로 이 맛이야!!
연기 속에서 군고구마 먹는 복식이 모습이 사뭇 귀엽다
발이 커다란 걸로 봐서 아빠처럼 큰 개가 될 것 같다...
가족상봉^^
개순이가 왔다...
개순이 주인아저씨께서 산책겸 개순이를 데리고 황토방을 방문하셨다...
나도 사실 개순이를 본 것은 처음인데 첨에 늑대(?!)인줄 알고 화들짝했다...^^
이녀석들 셋이서 어찌나 후닥닥 거리는지 집 무너지는 줄 알았다...
여기저기 하도 뛰어다니고 어찌나 빠른지 제대로 찍힌 사진이 하나도 없다
복식이도 오랜만에 엄마를 봐서 너무 행복해했다...
아빠 복돌이,엄마 개순이,아들 복식이...세 식구가 영원히 행복하면 좋겠다...
이날 오후 복돌이와 개순이가 황토방 닭장에 들어가
할아버지의 소중한 장닭과 암탉을 사냥하고 놀았다...
암탉은 즉사하고 장닭은 멀리 도망쳐서 돌틈에 머리만
숨기고 있는 걸 할아버지께서 찾아오셨다...
장닭은 꼬리가 다 뜯기고 겨우 목숨만(?) 건져서 절뚝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개순이는 자기 집으로 도망가고
복돌이는 저녁때까지 눈치만 보며 자기 집 밖으로 못나왔다...
장닭이 한마리밖에 없어서 안그래도 애지중지 하셨는데...
복돌이녀석 며칠간은 할아버지 사랑을 못받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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