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월동준비도 끝나고 이제는 복식이 월동준비만 하면 됩니다.
시골에서 "개"라는 것은 사실 가족보다는 가축에 가깝습니다.
물론 안그러신 분들도 많고 특히 동물애호가들께서
들으시면 굉~장히 기분 나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복식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받는 개이지만
어디까지나 엄연히 개이므로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밖에서 잡니다.
아~! 지난 여름 천둥치고 번개치고 할 때 이녀석이 어찌나
바들바들 떨던지 할아버지께서 집 안(방까지는 아니고^^;;;)에
들여서 재운적이 한 번 있었긴 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추울것 같아 할아버지께서 복식이 집에 천막을
덮어주셨습니다. 문 앞도 바람들어가지 말라고 천막으로 가려주셨구요.
그랬더니 요 녀석이 지 문앞에 있는 천막을 모두 찢어놓았답니다.
한마디로 거슬린다 이거죠.^^;;;
이불을 깔아 놓으면 죄다 마당으로 끌고 나와 실컷 물어뜯고
흙바닥에 가지고 놀다가 양지바른곳에 올려놓고 거기서 자고는 합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생각하신 것이 잔디였습니다.
복식이 집 안에 마른 잔디를 잔뜩 넣어두신겁니다.
폭신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뭐 그런 용도로요.
처음에는 복식이가 죄다 물어서 버릴 줄 알았는데
요녀석이 들어가보더니 꽤나 맘에 들었는가 봅니다.
온갖 포즈를 취하고 잔디위에서 놀기 삼매경에 빠진겁니다.^^
다른때 같으면 밖에 나와서 땅바닥에 배 깔고 앉아있거나
자기가 펼쳐놓은 이불 위에서 잠이나 실컷 자고 있을 녀석이
누워서 요리조리 뒹굴거리며 놀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새 침대가 생긴 기분과 같은건가 봅니다.
제가 사진 찍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구르고 놀고 있습니다.
제가 사다 준 간식도 다 먹고 새롭게 꾸민 방안에서 실컷 놀더니
이내 잠이 쏟아지는지 눈을 살짝 감고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앗!!! 너 언제부터 사진찍고 있었냐??
저랑 눈이 마주치고 뭔가 자존심 상한듯이 저를 쳐다봅니다.
사실 노는 모습이 귀여워서 멀리서 줌해서 사진을 찍었거든요.
모르고 계속 놀다가 저와 눈이 마주쳐버렸습니다.
좀 뻘쭘한가봐요^^
흥~! 사진 찍으려면 기척이라도 하고 찍던지 말이야.
안되겠어. 잘해 주었더니 ...
오늘은 고만 놀아주어야지...칫!!
삐쳐서 고개를 홱 돌리고 다시 자는 척 모드에 들어갑니다.
워낙 소심하고 잘 삐치는 녀석이라 다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게 충성도 잘하고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는
아주아주 착한 복식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큰 아이가 떡국 국물우려내고 건진 멸치를 한그릇 가져다 주었더니
고깟 자존심 모두 팽개치고 다시 꼬리 흔들고 잘 놀았습니다.^^
복식이도 이제 월동준비 끝~! 입니다.^^
[복식이의 그동안 모습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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